퇴근하고 집에 와서 아이들 씻기고 재우고 나면, 온전히 저만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사실 저에게 진짜 음악 감상 시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왕복 3시간에 달하는 버스 출퇴근 시간입니다.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시끄러운 엔진 소리와 주변 소음을 견디려면 노이즈 캔슬링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필수템이죠. 그래서 원래는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좋다는 보스(Bose) QC 울트라 1세대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끝이 없나 봅니다. 조용한 건 좋은데, 매일 3시간씩 듣다 보니 '소리' 그 자체에 대한 갈증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제 용돈을 탈탈 털어 과감하게 투자했습니다.
광고나 협찬 일절 없는 100% 내돈내산 솔직 후기,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Px8 S2 웜 스톤 컬러 사용기를 냉정하게 적어봅니다.
보스를 두고 굳이 기변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 (착용감 & 노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겁니다. "노캔은 보스가 최고라던데 왜 바꿨어?"라고요. 저도 그 생각으로 보스를 샀었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착용감이었습니다. 제 두상 문제인지 몰라도 보스는 버스에서 조금만 졸거나 고개를 움직이면 스르륵 흘러내리기 일쑤였고, 오래 쓰고 있으면 관자놀이 쪽이 묘하게 아파오더군요. 아무리 조절을 해도 그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Px8 S2는 매장에서 써보자마자 "아, 이거다" 싶었습니다. 머리를 단단하게 잡아주는데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흘러내림? 전혀 없습니다. 천연 나파 가죽이 귀와 머리에 닿는 느낌이 보스의 인조 가죽과는 차원이 다른 부드러움을 줍니다.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에 대해 솔직히 말씀드리면, 기계적인 소음 차단 수치만 보면 보스가 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감상 Px8 S2가 더 좋게 느껴집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보스는 세상 소리를 '삭제'하는 느낌이라면, Px8 S2는 압도적인 고음질로 소음을 '덮어버리는' 느낌입니다. 음악 소리가 너무 풍성하고 좋아서 주변 소음이 들어올 틈을 안 주는 거죠. 결과적으로 음악에 몰입하는 정도는 Px8 쪽이 훨씬 훌륭했습니다.
첫인상 : 이건 전자제품이 아니라 명품 잡화 같다
박스를 열자마자 느낀 건 고급스러움의 차원이 다르다는 겁니다. 제가 선택한 컬러는 '웜 스톤(Warm Stone)'인데, 이게 신의 한 수였습니다.
블랙은 너무 기계적인 느낌이 강하고 탠 색상은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 고민했는데, 웜 스톤은 은은한 그레이 베이지 톤이라 아주 우아합니다. 앞서 말한 나파 가죽의 질감도 훌륭하고, 알루미늄 암의 마감 처리가 예술입니다.
보스 제품이 실용적인 플라스틱 전투용 장비라면, Px8 S2는 가죽 시트 쫙 깔린 고급 세단 같은 느낌이랄까요. 디자인만 놓고 보면 비교가 안 됩니다. 밖에서 착용했을 때도 요란하지 않으면서 은근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디자인이라 마음에 듭니다.
아빠의 본격적인 청음 세팅 (이게 핵심입니다)
사실 무선 헤드폰에서 음질을 논한다는 게 어불성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선 환경에서 최대한의 음질을 뽑아내기 위해 나름대로 최적의 세팅을 갖췄습니다.
이 부분은 음질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듣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1. 재생 기기: 삼성 갤럭시 S25 울트라
2. 음원 소스: Tidal (겜스고 구독으로 저렴하게 이용 중)
3. 플레이어: UAPP (USB Audio Player Pro) 앱 사용
4. 필수 장비: QCC Pro Dongle (알리 직구 후 중고 구매)
여기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바로 QCC Pro Dongle입니다. 이거 없으면 Px8 S2 성능의 절반도 못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엔 그냥 폰이랑 블루투스로 직결해서 들었는데, '어? 생각보다 보스랑 차이가 드라마틱하지 않은데?' 싶었습니다. 그런데 둥글이를 끼우고 aptX Adaptive 고음질 코덱으로 연결하는 순간, 신세계가 열립니다.
불편하게 주렁주렁 뭘 달고 듣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한 번 들어보면 절대 뺄 수 없습니다. 악기의 분리도와 해상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B&W가 들려주는 소리의 세계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린다는 겁니다.
보스 QC 울트라로 들을 때는 뭉쳐서 들리던 배경 악기들이 Px8 S2에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주장을 확실히 합니다. 드럼의 하이햇 소리, 베이스의 현 튕기는 질감 같은 게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특히 QCC 동글을 통해 Tidal의 무손실 음원을 UAPP로 재생했을 때의 타격감은 정말 일품입니다. 보스의 저음이 인위적으로 부스팅 된 느낌이라면, B&W의 저음은 단단하고 깊이 있게 때려줍니다.
무엇보다 음색이 정말 고급스럽습니다. 이걸 글로 표현하기가 참 어려운데, 소리의 끝처리가 거칠지 않고 윤기가 흐른다고 해야 할까요. 장시간 버스를 타고 가면서 들어도 귀가 피곤하지 않고 계속 듣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퇴근길 버스 창밖을 보며 눈 감고 음악을 들으면, 만원 버스가 아니라 프라이빗 청음실에 와 있는 기분이 듭니다. 이 맛에 돈 쓰는 거죠.
장점과 단점, 냉정하게 비교
객관적으로 평가해보자면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들을 위해 솔직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장점 1. 비교불가 착용감과 소재
보스 쓸 때 겪었던 흘러내림이나 관자놀이 통증이 싹 사라졌습니다. 나파 가죽이 피부에 닿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계속 쓰고 싶어집니다.
장점 2. 고음질이 만들어내는 노이즈 캔슬링 효과
단순 차음 성능은 보스가 위일지 몰라도, Px8은 꽉 찬 사운드로 소음을 밀어냅니다. 음악 감상 시의 몰입감은 훨씬 뛰어납니다.
장점 3. 디자인 만족도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는 디자인입니다. 책상 위에 그냥 올려만 놔도 인테리어 소품 같습니다.
단점. 가격과 추가 지출
헤드폰 가격 자체도 비싼데, 제 성능을 내려면 동글도 사야 하고 유료 앱(UAPP)도 써야 합니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합니다.
가성비? 아니, 이건 가심비의 영역
사실 가성비를 논하자면 이 제품은 탈락일지도 모릅니다. 저렴하고 성능 좋은 제품들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음악을 듣는 행위 자체에 가치를 두시는 분이라면 돈값은 제대로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번 사면 몇 년은 쓸 텐데, 매일 왕복 3시간씩 듣는 음악을 더 좋은 소리로, 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면 그 정도 투자는 아깝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저처럼 육아와 업무, 그리고 긴 출퇴근에 지친 아빠들에게, 짧은 시간이라도 확실한 퀄리티의 휴식을 줄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달리는 나 자신에게 이 정도 보상은 해줘도 되지 않을까요?
총평 및 구매 팁
만약 "나는 무조건 세상과 단절되는 고요함이 1순위다" 하시는 분은 보스나 소니로 가시는 게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흘러내리지 않는 편안한 착용감, 그리고 소음마저 덮어버리는 압도적인 음질"을 원하신다면 B&W Px8 S2가 정답입니다. 보스 쓰면서 핏이 애매하셨던 분들은 무조건 갈아타세요.
그리고 구매하신다면 꼭 QCC Pro Dongle 같은 고음질 코덱 지원 동글을 구하셔서 사용하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그 차이를 경험해 보지 못하고 이 헤드폰을 평가하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니까요.
밤이 깊었네요. 저는 내일 출근길 버스에서도 웜 스톤 귀에 얹고 좋아하는 재즈 한 곡 들으며 힘을 내야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빠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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